입학식 날 아침, 설레이는 마음에 일찍 일어나 집을 나섰다. 발걸음도 가볍게 벅차오르는 감정에 하늘을 향해 외쳤다.

“나, 중학교에 입학한다!”

복잡한 버스에 오르니 조금은 걱정도 앞섰다. 입학식에 들어서자, 일성여자중학교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이 시작되었다.

“여러분은 금을 캘 것입니다.”

정말 맞는 말씀이다. 그동안 나보다는 가족이 우선이 되어 살아 왔기에 이제는 엄마나 아내로서의 삶보다는 나 스스로의 만족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매일 아침, 다시 열 네살의 중학생으로 되돌아가 책을 들추어 보고, 가방을 싸고, 모르는 것을 아이들에게 물어보곤 한다. 영어단어를 외우고 또 외우고, 한자를 한 글자, 한 글자씩 힘주어 꾹꾹 눌러 써 보지만 낡아버린 내 머릿속에 담기에는 정말 힘들다. 자꾸 잊혀져 없어지는 공부지만 지금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 과연 졸업장을 받을 수 있을지 조금은 두렵지만 지금은 그런 걱정 따위는 하고 싶지 않다. 남들보다 조금은 느리고 더디지만 누구보다 큰 포부와 긴 끈기를 갖고 나의 꿈에 다다를 것이다. 배움이라는 큰 광산에서 나는 지식이라는 더 큰 금덩이를 캐내어 내 꿈의 동산에 갈고 닦은 나의 반짝이는 지식의 보물들로 가득 채워 나갈 것이다. 나는 이제 중학교 1학년, 꿈 많은 여학생이기 때문이다.